안녕하세요. 저는 예술을 전공한 개발자입니다. 요즘 세상에 전공대로 밥 벌어 먹고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마는 예술가에서 개발자가 된 게 흔한 이력은 아닌가 봐요. 전부터 저를 알던 친구들은 제가 개발자인 걸 신기해하고, 사회에서 만난 동료들은 예술 전공자라는 사실을 신기해하는 걸 보면요.

사실 저한테는 예술과 개발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사람들이 예술과 개발을 다르다고 보는 것 같아요. 예술은 감성의 영역이고 개발은 논리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달까요? 그래서 서로 다른 영역을 함께 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우선 제가 예술을 하게 된 이유와 개발까지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말해볼까 해요.

예술 공부 했다고 하면 신기하게 보는 분들이 계시는데, 사실 엄청난 결심으로 예술을 하게 된 건 아닙니다. 그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을 뿐이었죠. ‘지금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앞으로도 그림을 그리며 살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고등학교도 예고로 갔고, 어쩌다 보니 대학교도 한국예술종합학교(a.k.a. 한예종)에 갔습니다. 막상 대학교 가서는 그림을 별로 안 그렸다는 게 반전이지만 글이든, 그림이든, 조형물이든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는 삶을 살았답니다.

개발에 처음 발을 들인 이유도 예술 때문입니다. 작업물을 한데 모아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웹사이트만큼 좋은 게 없더라고요. 늘 무언가 만드는 삶을 살았으니 웹사이트도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하며 뚝딱뚝딱 만들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호기로웠던 것 같은데요. 다행히 개발이 적성에 맞았는지, 웹사이트를 만들며 개발의 재미에 눈 뜨게 됐습니다.

개발이 왜 재밌었냐고요? 제가 이 대답을 할 때마다 모두가 의아해합니다. “개발이 예술과 비슷하니까”라고 답하거든요. 예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기엔 예술이 굉장히 모호하고 주관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 영화가 왜 상을 받았지?”, “이 그림, 나도 그리겠는데 왜 이렇게 비싸지?”라는 생각, 모두 한 번쯤 해봤을 테니까요. 그런데 예술에도 나름의 기준과 논리가 있어서, 그 기준에 부합하고 논리가 탄탄한 예술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는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개발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개발하는 과정도 기준과 논리를 바탕으로 코드를 짜서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거니까요.

조금 부끄럽지만 저에겐 나름 오랜 철학이 있어요. 바로 ‘바퀴를 여러 개 굴려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서 바퀴는 삶을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이에요. 그 바퀴들을 여러 개 굴리자는 뜻이고요. 아무래도 바퀴가 하나면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하나뿐인 바퀴가 고장 나면 하릴없이 멈춰야 하니까요.

그렇다면 바퀴를 어떻게 여러 개 만드냐고요? 심심한 답변일 수 있는데 일단 하면 됩니다. “내가 이걸 어떻게 해?”, “시간이 없네” 등등 하고픈 일을 발견해도 선뜻 해보지 못한 경우, 꽤 있으시죠? 저도 저런 생각을 하다가 못 한 게 정-말 많은데요. 결국 시간을 쪼개고 잠을 줄여서라도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저를 발견한 뒤로는,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망설이지 않고 무조건 도전합니다. 얼마 전엔 제가 지내는 작업실의 주변 작업실들과 함께 소소한 이벤트를 열기도 했고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혼자만의 프로덕트도 만들고 있어요.

바퀴를 여러 개 굴리는 삶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 바퀴가 잘 안 돌아가면 저 바퀴를 굴리고 있으면 되고요. 바퀴 모양이 모두 동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 별 모양, 세모 모양 바퀴도 만들어 볼 수 있죠(저한테는 개발자가 별 모양 바퀴였어요). 본인만의 바퀴를 만들어 보세요.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라는 핑계는 그만 대고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잖아요. 오늘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인 것처럼요. 바퀴를 하나둘씩 만들어 나가면 누구보다 풍요로운 삶을 꾸려 나갈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저는 그럴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 팀원들의 소개와 팅바시 신선하고 좋아요 ㅎㅎ 
• 구 코노 사장 영록 님이 남겨주신 코노 꿀팁🍯
  • 1. 물💧은 편의점에서 사서 가시는게 쌉니당!!
  • 2. 보통은~ 시간제(10분에 1000원)보다는 곡수(3곡에 1000원)로 계산하는게 쪼금 더 이득이에요.
  • 3. 마이크 커버🎤는 그대로 씌우지 말고 뒤집어 씌워야 해요!! 
• 영록: '잃을 게 없는 자와 가진 게 많은 자 중 누가 더 용기가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창업을 했던 25살의 저는, [잃을 게 없는 쪽]에 더 가깝지 않았을까 싶어요. 무언가를 시도해본다는 건, 지금 누리고 있는 일상 속 많은 것들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그러다 보니 '가졌다고 생각한 것'들을 잃어버리게 될까봐 도전이 망설여지기도 했던 거 같아요. 여기서 중요한 건, [그렇게 많은 걸 바꾸면서까지 시도해 볼 가치가 있는지]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보다 [시도를 했을 때 얻는 가치가 크다]고 판단이 선다면! 제가 그랬듯, '실천할 용기'가 생길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