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였을 거예요. 큰아버지댁 가서 친척 형들이랑 생일이라고 성냥 쌓아서 장난치다가 헛간하고 경운기를 홀랑 태운 적이 있어요. 어르신들은 애들이 불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저를 얼른 데리고 들어갔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불 보면서 '와~ 잘 탄다~' 이러고 있었대요. 강렬한 기억이죠.

과거엔 영어 유치원에도 있었고 재수생도 가르쳐 봤는데요. 유치원에서 어린이날은 완전 축제거든요. 그런데 입시 쪽 오니까 그냥 시험 준비하는, 똑같은 하루일 뿐이더라고요. 그래도 학생들한테 사탕이나 과자 사 주면서 격려 한마디 해주곤 했어요. 큰 학생들이라 유치해하면서도 좋아하더라고요. 그 미소는 유치원에서 본 미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학생들이 입시 준비하면서 즐거움이나 행복, 순수함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항상 있는데.. 작은 관심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던 중에 이 영화를 만났습니다. 마음 문을 걸어 잠그고 살아가는 주인공 진아(공승연 분)의 모습이 꼭 제 모습 일부분 같기도 했습니다. 홀로 살다 보면 나만이 내 전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저마다 외로움 1인분씩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넷플릭스나 유튜브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으니 추천드려요! 추워지는 계절의 감각에 딱 어울리는 영화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