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빌딩, 삼성동지웰, 롯데캐슬… 파크원 38층에서 회의실을 찾다가 길 잃어본 사람? '39층 회의실 이름도 복잡했는데 이건 또 무언가..'라고 생각했지? 그 난해한 이름들에 얽힌 이야기를 차분히 들려 주려고 내가 온 거 아니겠어! 누군데 다짜고짜 반말이냐고? 인사가 늦었네. 난 피플팀 HR매니저 심상욱이야. 사실 나도 반말이 어색해. 팅커벨 주인장들의 지독한 컨셉 희생양이 되어 버린 터라.. 좀 이해해 줄래?

각설하고, 오늘은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의 역사'를 담은 38층 회의실 이름들의 맥락을 들려 줄게. 밀당에 3년 넘게 몸 담으면서 들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볼까 해. 이름하야 ‘미스타심이 들려 주는 라떼 이야기!. 왜 미스타심인지는 뒤에 나오니까 끝까지 읽어줘. 참, 옛날 이야기가 많아 아찔해질 수 있으니 미리 라떼주의보(?) 발령할게. 그럼 심호흡 한 번 하시고, 출발! 🏃

먼저 밀당의 역사가 시작된 '연지동 옥탑방'부터 알아볼까? 사실 난 2018년 말에 합류해서 그전 이야기는 잘 몰라. 그래서 이번 기회에 부대표님에게 2012년부터 시작한 밀당의 과거 이야길 들어봤어. 

연지동 옥탑방은 지금으로 치면 영화 ‘범죄도시’에 나올 법한 비주얼이었대. 옥탑방인 만큼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워 고생스러웠고, 화장실 상태는 말이 아니었대. 얼마나 심했냐면, 당시 디자이너가 회사 와서는 화장실을 아예 안 갔을 정도라고. 지금 생각하면 “거기… 사람이 지낼 수는 있는 공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해.

다행히 옥탑방 시절은 약 반 년 만에 끝났어. 창동역 근처에 있는 피부과 공간을 잠깐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이사를 갔거든. 그게 바로 유진빌딩 203호야. 잠깐 머물기로 한 공간이라 인테리어를 바꿀 수는 없어서, 말 그대로 병원에서 일을 하는 셈이었대. 대표님은 접수 받는 인포데스크에 자리를 잡았고, 마케팅팀은 1진료실에서, 개발자랑 디자이너는 2진료실에서 일했어. 경영지원팀 직원들은 환자 대기실에서 일하고, 회의는 주사실에서 했고. 이 얘기를 듣고 병원에서 일하는 대표님과 부대표님 모습이 떠올라 빵 터졌어😂 이때는 마케팅 대행 업무로 생각보다 큰 성공을 거둬서, 돈도 벌기 시작했다더라.

내가 합류하고 한 달쯤 뒤였나? 우리는 공덕에 있는 롯데캐슬 2203호로 이사했어. 이때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밀당영어를 론칭하면서 팀원들이 늘기 시작했지. 처음 이사왔을 때 15명 정도였던 팀원이 이사 나갈 때는 50~60명이나 됐거든. 팀원이 적어서였을까? 이때는 '힘을 모아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 같아. 투자를 받느냐 못 받느냐에 명운이 걸려 있다 보니 “목표 달성 못 하면 망한다”는 생각에 처절하게(?) 일했던 것 같기도 해.

재미있는 일도 많았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소셜클럽의 원조격인 '자기계발 모임'에 참여했던 거랑, 물고기를 키웠던 일이야. 특히 '물고기 밥 주기'를 업무 목표 달성하는 것만큼 중요하게 여겼던 기억이 나. 진짜 애지중지 키웠지. 더 잘해줬어야 했는데..🐠

직원이 늘어나면서 롯데캐슬 3103호를 함께 쓰다가, 결국 마포 일진빌딩으로 이사했어. 그게 2021년 초. 부대표님은 일진빌딩으로 이사했을 때 “이것보다 더 좋은 오피스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대. 롯데캐슬에 있을 때만 해도 빨래실에서 전화를 했고 마땅히 쉴 곳도 없었는데, 폰부스도 여러 개 생기고 널따란 라운지까지 생겼으니 그렇게 생각할 법도 해.

일진빌딩에서는 “실화냐”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팀원이 늘어났어. 50~60명이던 팀원들이 약 1년 반 사이에 230명 수준까지 늘었으니 4~5배나 커진 거야. 자리가 모자랄 정도가 돼서, 공덕에 있는 공유오피스 워크앤올 14층을 빌려서 쓸 수밖에 없었지. 이맘때부터 ‘진짜 회사가 됐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아. 롯데캐슬에 있을 때까지는 모든 팀원들을 알고 지낼 수 있었는데, 일진빌딩 이후부터는 사람도 많아지고 팀도 세분화돼서 약속을 따로 잡지 않으면 얼굴 보기조차 쉽지 않아졌어.

그리고 마침내! 파크원까지 왔네. 아직 소개 안 한 회의실이 있는데, 바로 희성과 서연이야. 파크원에 오기까지 수고해 준 팀원들만큼 고마워해야 할 학생들의 이름이지. 희성이는 밀당영어를 고1부터 지금까지 가장 오래 수강하고 있는 고3 학생이고, 서연이도 밀당수학이 베타 서비스를 할 때부터 지금까지 수강 중인 학생이야. 도 두 회의실에서 회의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두 학생을 포함한 고마운 이름들을 떠올리면 좋겠다. 

38층 회의실 이름의 유래이자 밀당의 역사 이야기, 어땠어? 나도 옛일들을 떠올리니 참 새삼스러워. 혹시 '나때는 이만큼 힘들었다'고 생색내는 걸로 비춰질까봐 조심스럽기도 하고. 그때는 그때의 어려움이, 지금은 지금의 힘듦이 분명 있는데 말이야.

그래도 서너 명이서 시작한 회사에, 이제는 300명 가까운 동료들이 있다는 게 나한텐 큰 의미야. 예전에는 한 사람이 전부 하던 일이 이제는 마케팅, 판매, 개발, 콘텐츠, 학습 관리 등등으로 나눠져 돌아가고 있는 건 그만큼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니까. 도 이 애정 담은 이름들을 종종 기억하면서 일하면 좋겠어. 훗날엔 파크원 시절도 옛날 이야기가 되겠지? 그때도 오늘의 수고를 유쾌하게 되새길 수 있으면 좋겠다.앗, 인터뷰 응대하러 갈 시간이다. 그럼 가 볼게. 또 만나! 👋